세특은 학생이 못 씁니다 — 자기소개서가 사라진 뒤 학종에서 무게가 커진 이유 > 고등교육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등교육

고등교육 · 생활기록부

세특은 학생이 못 씁니다 — 자기소개서가 사라진 뒤 학종에서 무게가 커진 이유

학종에서 자기소개서가 사라진 지금, 평가는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더 크게 의존합니다. 누가 언제 쓰고 글자 수 한도는 어디까지인지 정리했습니다.

최 최민서 고등교육 콘텐츠 에디터·2026-09-25·조회 46

고2 학부모 상담에서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자기소개서도 없는데 대학이 우리 아이를 뭘 보고 뽑느냐"입니다. 답은 이미 학생부 안에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란에 과목마다 붙는 서술, 이른바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그런데 세특은 학생이 쓰는 글이 아닙니다. 누가, 언제, 얼마나 쓰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학기 중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교사가 학생 답안지를 빨간펜으로 채점하는 모습

세특은 학생부의 어느 칸에 들어가나

학교생활기록부는 인적사항, 출결상황,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학습발달상황, 독서활동,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여러 항목으로 나뉩니다. 세특은 이 중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 안에, 과목별 원점수·과목평균·성취도·석차등급과 나란히 붙는 서술형 기록입니다. 학생부에 적혀도 대입 전형자료로 쓰이지 않는 항목이 따로 있는 것과 달리, 세특은 학생부교과전형은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실제로 대학이 읽는 자료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자기소개서가 사라지며 세특의 무게가 커졌습니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대학입시에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됐습니다. 학생이 직접 쓰던 통로가 없어지면서 학종 평가는 학생부 안에 이미 적혀 있는 기록만으로 이뤄지게 됐고, 입학사정관들이 교과학습발달상황과 세특의 서술을 더 비중 있게 본다고 밝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 빈자리는 대학마다 다르게 메워지는데, 일부는 세특 서술을 더 꼼꼼히 읽고 일부는 서류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면접에서 직접 묻는 쪽을 택합니다. 서류 100%로 선발하는 대학과 면접을 병행하는 대학의 평가 방식 차이를 알아두면 지원 전략을 세우기가 수월해집니다.

세특은 학생이 쓰지 않습니다 — 쓰는 사람은 교과담당교사입니다

세특의 작성 주체는 학생이 아니라 그 과목을 가르치는 교과담당교사입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라 교사는 수업 중 관찰한 학습 태도, 참여도, 과제 수행 과정, 발표나 탐구 활동에서 드러난 역량을 근거로 서술을 작성합니다. 자기소개서처럼 스스로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제3자인 교사의 관찰 기록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다만 학생이 발표 자료나 탐구 결과를 정리해 제출하면 교사가 이를 참고해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흔히 '자율기재양식'이라 부르는 이 참고자료를 쓰는 것과 세특 자체를 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학기말에, 과목마다 따로 채워집니다

세특은 시험 성적처럼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각 학기가 끝나는 시점에 과목별로 담당교사가 입력하고, 1학기분과 2학기분이 따로 쌓입니다. 고2라면 지금 듣고 있는 과목의 1학기 세특은 이미 입력이 끝났거나 마감을 앞둔 시점이고, 2학기 세특은 앞으로 남은 수업에서의 태도와 활동이 그대로 반영된다는 뜻입니다. 수시 원서접수에 제출되는 학생부의 작성기준일이 8월 31일에 멈추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특도 정해진 마감 시점 전까지 쌓인 내용만 그해 전형자료로 넘어갑니다. 마감 이후에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그 학기 세특에는 반영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므로, 학기 중간에 이미 그 학기 몫은 정해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고등학생이 책상에서 노트에 집중해서 필기하는 모습

글자 수에는 명확한 한도가 있습니다

세특은 무한정 길게 쓸 수 있는 자유 서술이 아닙니다.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지원포털(star.moe.go.kr)의 기재 안내에 따르면 과목별 세특은 과목당 500자를 기본 한도로 두며, 2025학년도 고1부터는 국어·수학·영어 등 공통과목의 경우 과목 1·2를 합산해 500자로 조정됐습니다. 예전에는 한 과목에 쓸 수 있는 분량이 더 넉넉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길고 백과사전식으로 나열된 서술을 줄이고 근거와 사례 중심으로 압축해 쓰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계속 조정돼 왔습니다. 분량이 한정돼 있다는 것은, 교사가 한 학생에 대해 쓸 수 있는 내용도 결국 선별을 거친다는 뜻입니다. 수업 중 남긴 인상이 뚜렷할수록 그 한정된 500자 안에 담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고2가 학기 중에 챙겨야 하는 것

세특을 학생이 직접 쓰지 못한다고 해서 손 놓고 있어도 되는 자료는 아닙니다. 교사가 관찰할 재료 자체를 만드는 쪽은 학생입니다. 발표를 맡았다면 단순히 발표를 끝내는 데서 그치지 말고, 어떤 자료를 찾아봤고 왜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스스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행평가 과제에 제출용 원고 외에 별도의 활동 기록을 남겨 교사에게 전달하면, 교사 입장에서도 500자라는 제한된 분량 안에 구체적인 근거를 넣기가 쉬워집니다. 반대로 수업 참여만 하고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으면, 교사는 일반적인 태도 서술 이상을 쓰기 어렵습니다. 세특의 질은 결국 학생이 수업 중 남긴 흔적의 양에 비례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한 번 입력되면 정정은 어렵습니다

세특도 학생부의 다른 항목과 마찬가지로 학년말 마감 전까지만 정정이 비교적 수월하고, 마감이 지나면 정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학생부에 잘못 적힌 내용을 고치는 절차와 기한은 세특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입력이 끝난 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학년이 넘어가기 전에 확인하고 정정을 요청하는 편이 절차가 간단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정 자체가 가능한지부터 다시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학기말 입력 직후가 확인의 골든타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세 가지

1. 이번 학기 각 과목에서 발표·탐구·수행평가 자료를 스스로 정리해뒀는지.
2. 학기말 입력이 끝난 뒤 학생부를 열람해 과목별 세특이 실제 활동과 맞는지.
3.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학년말 마감 전에 정정을 요청했는지.
세특은 교사가 써 주는 글이지만, 그 재료를 만드는 몫은 여전히 학생에게 있습니다.

교사가 학생과 책상에서 학습 상담을 하는 모습

이 글 공유하기 페이스북 X 네이버

함께 읽으면 좋은 글